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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속의 한자

왕안석 명언, 리더란 선택의 순간에서 주저하지 않는 존재다

by 행복한 엔젤 2018. 2. 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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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안석 명언, 리더란 선택의 순간에서 주저하지 않는 존재다


 

不畏浮雲遮望眼 只緣身在最高層 불외부운차망안 지연신재최고층 

뜬구름이 시야를 가려도 두렵지 않은 것은 내 몸이 가장 높은 곳에 있어서라네.

- 왕안석王安石 등비래봉登飛來峰

 

 

왕안석은 개혁 성향의 정치가이자 뛰어난 문장가다. 북송의 젊은 군주 신종과 함께 개혁법인 '신법'을 시행해 나라의 부국쇄신을 꾀했으나 끝내 실패하고 말았다. 신법은 경제, 군사, 교육을 비롯한 국정 전반에 걸친 쇄신책으로 그 의도는 적절했다. 하지만 보수적인 사대부와의 갈등과 폭넓은 인재등용에 실패하는 등 사람 운용에 한계를 보여 결국 성공을 거두지는 못했다. 왕안석은 비록 정치에서 자신의 뜻을 펼치는 데는 실패했지만, 탁월한 문장으로 당송시대 뛰어난 여덟 문장가를 가리키는 '당송팔대가' 가운데 하나로 꼽힌다.

 

특히 현실에서 겪는 흥망성쇠의 덧없음을 무릉도원의 옛일을 빌어서 노래한 <도원행>과 정치적 목적으로 흉노에게 시집갔던 궁녀의 한을 노래한 <명비곡>이 유명하다. 위의 명구는 왕안석의 시 <비래봉에 올라>에 실려 있는 구절이다.

 

 

왕안석은 개혁정책을 펴면서 보수파와의 갈등에 끊임없이 시달려야 했다. 비록 황제의 지원을 받았다고는 하나, 그의 정책을 반대하는 보수파들은 일부 하찮은 인물들이 아니라 사마광, 한기, 구양수 등 당대의 명망가이자 학자들이었다. 하지만 왕안석은 현실의 어려움에 타협하지 않았고, 자신이 하고자 하는 개혁이 국가를 위해 시급하고 가장 필요한 일이라는 확신이 있었기에 끝까지 밀고 나갔다. 이러한 그의 각오와 포부가 젊은 시절에 썼던 이 시 구절에 담겨 있다. 가장 높은 곳에 서서 높은 기상과 안목으로 어떤 뜬구름도 시야를 가리지 못하도록 헤쳐 나가겠다는 의지를 보여준 것이다.

 

개혁을 추진하다 보면 반드시 큰 어려움에 봉착하게 된다. 먼저 최고통치자와 뜻을 함께해야 하고, 그다음으로 기득권을 지키려는 보수파의 반대를 이겨내야 한다. 이 두 가지를 해결하지 못하면 개혁에서 성공을 장담하기 어렵다. 조직 구성원들의 신뢰 또한 반드시 필요하다. 역사상 수많은 개혁가들이 자신의 뜻을 펴지 못하고 비참한 최후를 맞았던 까닭은 자신의 확신과 신념에만 의존한 채 대중의 신뢰를 얻지 못했기 때문이다.

 

 

개혁의 성공을 위해서는 개혁가 자신은 물론 함께 개혁을 추진하는 사람들 모두가 공명정대함에 기반을 두어야 한다. 그리고 반드시 깨끗한 처신으로 솔선수범해야 한다. 말로는 개혁을 외칠 뿐 행동이 깨끗하지 못한 사람은 결코 좋은 결과를 거둘 수 없다.

 

스스로 깨끗하고 공명정대함을 갖췄다면 그다음으로 어떤 방해나 어려움도 뚫고 나가겠다는 각오가 필요하다. 가장 높은 곳에 올라 세상을 내려다 볼 수 있는 자신감과 담대함을 갖춰야 하는 것이다. 중턱에 구름이 가려 있는 산을 오를 때, 정상에 오르기 전에는 구름 때문에 한 치 앞도 제대로 볼 수 없다. 어렵게 산 정상에 오르면 푸른 하늘은 물론 내 앞을 가리던 구름의 장관도 밑으로 내려다보게 된다. 어렵고 힘든 과정을 거쳐 정상에 올랐을 때 얻을 수 있는 쾌감이다.

 

"뜬구름이 시야를 가려도 두렵지 않은 것은 내 몸이 가장 높은 곳에 있어서라네."

 

 

사람들이 두려움을 느끼고 근심하는 이유는 자신이 하는 일의 결과를 알 수 없기 때문이다. 안개가 낀 것처럼 한 치 앞을 볼 수 없다면 앞을 상상하게 되고, 상상하는 만큼 두려움은 강력해진다. 이런 때 필요한 것이 스스로 하는 일이 올바르다는 확신과, 어떤 어려움도 헤쳐나갈 수 있다는 자신감이다. 흔들릴 수 밖에 없는 상황에서 중심을 가지고 방향을 단호하게 제시해주는 행동, 불확실함에서 확신을 심어주는 것이 바로 어른이 할 일이다. 이 구절은 능력은 있으나 잠시 고난에 처한 사람들에게 용기와 의욕을 북돋아줄 때도 활용할 수 있다.

 

1997년 백악관 만찬에서 장쩌민 전 국가주석이 인용했다. 2005년 중국을 방문한 조지W. 부시 미국 대통령에게 원자바오 총리가, 2012년 한중일 국제 포럼에서는 루수민 중국인문외교학회 부회장이 인용하는 등 많은 중국의 지도자들이 이 문장을 자주 인용하고 있다. 각종 회담에서 높고 드넓은 기상으로 서로 힘을 합쳐 앞날을 개척해가자는 뜻을 이야기할 때 유용하다.

 

[출처=천년의 내공, p.42-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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