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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속의 한자

순라(巡邏)와 술래의 의미

by 행복한 엔젤 2018. 5.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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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라(巡邏)와 술래의 의미


 

'꼭꼭 숨어라 머리카락 보인다', 예전 어린이들은 모이면 으레 술래잡기 놀이를 하였다. 술래는 마당이나 집안 곳곳을 뒤지며 숨어 있는 아이를 찾는다. 술래에게 이미 잡혔거나 살아난 아이들은 아직도 어딘가 숨어 있는 아이들을 응원하며 이 노래를 불렀다. 술래잡기는 숨바꼭질이라고도 한다. 《(해동죽지(海東竹枝)'》란 책에는 “옛 풍습에(통행 금지를 알리는) 인경 종이 울린 뒤 나졸을 풀어 통금을 어긴 사람을 잡았다. 아이들이 이를 흉내내어 놀이를 하였는데 이를 순라잡기라고 한다"라고 적혀 있다. 통금을 어긴 사람들은 순라꾼에게 잡히지 않으려고 숨고, 순라꾼은 이들을 붙잡으러 다니는 것이 술래잡기 놀이와 다를 것이 없다.

 

 


이로 볼 때 술래라는 말은 순라(巡邏)에서 나온 것임을 알 수 있다. 조선 시대에는 도둑이나 화재를 막으려고 궁중과 도성 안팎을 순찰하는 순라군(巡邏軍)을 두었다. 봄 여름에는 오후 여덟 시, 가을 겨울에는 오후 일곱 시부터 도성(都城) 안의 출입을 금지시키고 돌면서 이를 감시하였다. 여기에 속한 사람을 순라(巡邏) 혹은 순경(巡更)이라 하였다. 순(巡)은 돈다는 뜻이고 라(儷)도 순찰(巡察)한다는 뜻이다. 순리가 술라로 발음되고 다시 술래로 바뀌었다.

 

순경(巡更)의 경(更)은 1경, 2경 하는 시간의 단위이다. 순경은 시간대별로 한 차례씩 순찰을 돌았으므로 순라(巡邏)를 순경이라고도 말하였다. 오늘날 경찰서의 순경(巡警)은 순찰하며 경계한다는 의미로 쓴다. 일제 강점기에는 경찰을 순사(巡査)라고 하였다. 돌아다니면서 범죄 사실을 조사하고 검거(檢舉)한다는 의미이다.

천자(天子)가 자신의 지경(地境)을 순찰하는 것은 순수(巡狩)라 하였다. 북한산과 황초령 등에는 신라 진흥왕 순수비(眞興王巡狩碑)가서 있었다. 신라는 제후의 나라여서 황제만 쓸 수 있는 순수(巡狩)란 표현을 쓸 수 없었는데도 이런 표현을 쓴 것을 보면, 신라가 자주 국가로서의 자부심을 크게 가졌음을 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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