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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시

용혜원-낯선 곳에서/떠나가야 하는 삶

by 행복한 엔젤 2018. 6. 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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낯선 곳에서

용혜원


낯선 곳에서 잘 때
불을 켜놓는 것은
아직도 두려움을 다 떨치고
살지 못해서다


웅크리고 새우잠을 자는 것도
걱정이 머리 속에서
자꾸만 자라나기 때문이다


잠이 깊이 들지 못하는 것은
불안함이 손을 길게 내밀어
마음을 꽉 붙잡고 있는 탓이다

 

 

 

 

떠나가야 하는 삶

용혜원


모두 다
떠나보내야 한다


꼭 붙들고 있고 싶어도
세월이 가만두지 않는다


다 놓자
다 놓아버리자


우리의 삶은
떠나온 길로 되돌아가는 것이 아니다
돌아올 수 없는 길로
살아서는 가 닿을 수 없는 곳으로
떠나는 것이다


우리는 시간이라는 의자에
잠시 머물다 일어나서 가는 것이다

떠나가야 하는 삶
서로의 마음에 사랑마저 없다면
서로의 마음에 그리움마저 없다면
우리의 삶이 얼마나 안타까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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