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류 전체보기932 [자연의 시] 풍경의 깊이/김사인 ♪ 자연의 시/풍경의 깊이/김사인♬ 자연의 시 풍경의 깊이 김사인 바람 불고 키 낮은 풀들 파르르 떠는데 눈여겨보는 이 아무도 없다. 그 가녀린 것들의 생의 한순간, 외로운 떨림들로 해서 우주의 저녁 한때가 비로소 저물어간다. 그 떨림의 이쪽에서 저쪽 사이, 그 순간의 처음과 끝 사이에는 무한히 늙은 옛날의 고요가, 아니면 아 오지 않은 어느 시간에 속할 어린 고요가 보일 듯 말 듯 옅게 묻어 있는 것이며, 그 나른한 고요의 봄볕 속에서 나는 백년이나 이백년쯤 아니라면 석달 열흘쯤이라도 곤히 잠들고 싶은 것이다. 그러면 석달이며 열흘이며 하는 이름만큼의 내 무한 곁으로 나비나 벌이나 별로 고울 것 없는 버러지들이 무심히 스쳐가기도 할 것인데, 그 적에 나는 꿈결엔 듯 그 작은 목숨들의 더듬이나 날개나 앳.. 2017. 9. 30. [그리움의 시] 남겨 주신 선물/이해인 ♪ 그리움의 시/남겨 주신 선물 ♬ 그리움의 시 남겨 주신 선물 이해인 1 언제 어디서라도 누구에게나 아주 작은 것 하나라도 나누어 주길 좋아하신 엄마 엄마가 모아 두신 서럽 속 물건들을 다 정리하였는데 퇴원하신 후 그 선물꾸러미부터 찾으셨지요 그땐 정말 죄송했어요 병원에서 당신 방으로 다신 못 오실 줄 알고 미리미리 정리를 했거든요 그래도 나무라지 않으시고 빙긋 웃으시던 엄마 살아생전에도 떠나신 이후에도 진정한 선물로 남아 계신 우리 엄마 2 "내가 수십 년 읽던 성경인데 이걸 가져가. 정말 좋거든!" 검은 헝겊으로 덮개를 한 옛날 성경책 한 권을 조용히 읽다 보면 소리 내어 성경을 읽으시던 엄마의 목소리가 들립니다 묵상 내용을 혼잣말로 즐겨 하시던 엄마의 그 목소리가 곁에 있어 좋습니다. 3 엄마가 .. 2017. 9. 30. [그리움의 시] 어릴 적의 추억/이해인 ♪ 그리움의 시/어릴 적의 추억 ♬ 그리움의 시 어릴 적의 추억 이해인 1 내 어릴적 엄마가 사람을 넣어 만들어 준 고운 원피스 엉컾 가방 덧버선들은 다 어디로 갔을까 헝겊 위에 수놓아진 꽃 나비 새들은 다 어디로 갔을까 엄마는 또 어디로 떠나신 걸까 그리움 속에 다시 찾고 싶은 어릴 적의 물건들 어릴 적의 추억들 2 어린 시절 엄마가 만들어 주신 부침개를 맛있게 먹던 친구가 생전 연락도 안 하다가 엄마의 떠나심을 자기에게 알려 주질 않았다고 연락이 안 되면 새벽이나 밤에도 해주었어야 한다며 불같이 화를 내는데 그 친구가 더 예쁘게 정겹게 여겨집니다. 내일은 그 친구를 만나 가회동 골목길에서 우리가 엄마와 함께했던 추억을 실컷 이야기하렵니다. 3 제가 여섯 살 적 날마다 함께 놀던 동무를 꼭 한번 찾아보.. 2017. 9. 29. [어머니 시] 그리움의 감기/이해인 ♬ 어머니 시/그리움의 감기 ♪ 그리움의 감기 이해인 엄마 떠나신 후 그리움의 감기 기운 목에 걸려 멈추질 않네 내 기침 소리 먼 나라에 닿아 엄마가 아주 잠시라도 다녀가시면 좋겠네 더 이상 중요한 것도 없고 더 이상 욕심이 없어진 세상 엄마와의 이별로 마음은 더 맑고 깨끗해졌는데 이토록 오래 쓸쓸할 줄이야 엄마라는 그리움의 뿌리가 이토록 길고 깊을 줄이야 ** 시를 읽고서 ** "살아계실 때 잘해!" 많이 듣는 이야기기다. 하지만 잘 해드리지 못함에 언제나 반성만 남는다. 훗날에 후회하지 않으려면 정신 바짝 차려야 겠다. 2017. 9. 29. 이전 1 ··· 159 160 161 162 163 164 165 ··· 233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