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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시

[그리움의 시] 어릴 적의 추억/이해인

by 행복한 엔젤 2017. 9. 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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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리움의 시/어릴 적의 추억

 

 

그리움의 시

어릴 적의 추억

이해인

 

 

1

내 어릴적

엄마가 사람을 넣어 만들어 준

고운 원피스 엉컾 가방 덧버선들은

다 어디로 갔을까

헝겊 위에 수놓아진

꽃 나비 새들은

다 어디로 갔을까

엄마는 또 어디로 떠나신 걸까

 

그리움 속에

다시 찾고 싶은

어릴 적의 물건들

어릴 적의 추억들

 

2

어린 시절

엄마가 만들어 주신

부침개를 맛있게 먹던 친구가

생전 연락도 안 하다가

엄마의 떠나심을 자기에게

알려 주질 않았다고

연락이 안 되면

새벽이나 밤에도 해주었어야 한다며

불같이 화를 내는데

그 친구가 더 예쁘게 정겹게 여겨집니다.

내일은 그 친구를 만나

가회동 골목길에서

우리가 엄마와 함께했던

추억을 실컷 이야기하렵니다.

 

3

제가 여섯 살 적

날마다 함께 놀던 동무를

꼭 한번 찾아보라 하시어

어렵게 찾은 후

어쩌다 한 번 엄마와도 통화가 되니

 

"오, 이게 누구야? 유명이구나

너무나 반갑네!

갑자기 부활한 사람을 만난 느낌이야

우리 한번 만나야지?" 하셨지요.

 

저와 놀던 기억은 희미해도

엄마만은 또렷이 기억한다던

그 친구는 국화를 한 아름 들고

엄마의 묘지에 와

절을 했지요.

생전에 만나 뵙지 못한 일이

매우 아쉽다고 말했습니다

 

지금은 수중 발레 코치가 된

청파동 어린 시절 그 동무와

지금도 종종

전화를 주고받으며

엄마 이야기를 하곤 합니다

반세시가 지났어도

어린 시절 동무끼리는

늘 반갑고 정겹고 애틋하네요

 

 

**시를 읽고서**

 

친구들과 해맑게 놀았던

어릴적 추억이 떠오릅니다.

그 언저리에는 항상

엄마라는 존재가 있었지요.

추억을 함께 할 수 있는

친구와 엄마가 계심에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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