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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을 느낄 만한 때가 되면
용혜원
우리는 삶을 얼마나 깊이 느끼며 살고 있을까
남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고만 있지는 않을까
내 삶도 그들의 삶 속에
빨려 들어가고만 있는 것은 아닐까
살다보면 지루하고 따분해
누군가와 만나고 싶고, 말하고 싶고,
어디론가 떠나고 싶을 때가 있다
매일매일 반복되는 꼭두각시 놀음이 싫어
피 같은 후회의 눈물을 흘려도 좋을
미치도록 사랑하고플 때도 있지만
늘 엇갈림 속에 세월은 너무나 빠르게 흐른다
갈증이 멎고 삶을 느낄 때쯤이면
어느 사이에 모든 것으로부터
너무나 멀리 떨어져 있는 것은 아닐까
겨우 삶을 느낄 만한 때가 되면
살아야 할 시간을 너무나 많이 지나쳐온 것만 같다
구두
용혜원
나는 구두를 사서 신으면
버릴 때까지
거의 닦지를 않는다
구두가 반짝거리는 것보다
낡아지는 모습 그대로가
편하다
구두가 너무 반짝거리면
발을 옮겨놓을 때마다
온 신경이 구두에
모여드는 것만 같아
더 불편하다
새 구두보다는
오랫동안 신은 낡은 구두를 신을 때
더 편하게 길을 걸을 수 있다
나의 삶도
나이 들어가는 모습 그대로 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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