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만들어준 것들
용혜원
내 삶의 가난은 나를 새롭게 만들어주었습니다.
배고픔은 살아야 할 이유를 알게 해주었고
나를 산산조각으로 만들어놓을 것 같았던
절망들은 도리어 일어서야 한다는 것을
일깨워주었습니다
힘들고 어려웠던 순간들 때문에
떨어지는 굵은 눈망울을 주먹으로 닦으며
내일을 향해 최선을 다하며 살아야겠다는
다짐을 했을 때 용기가 가슴속에서 솟아났습니다
내 삶속에서 사랑은 기쁨을 만들어주었고
내일을 향해 걸어갈 수 있는 힘을 주었습니다
사람을 만나는 행복과 사람을 믿을 수 있고
기댈 수 있고 약속할 수 있고
기다려줄 수 있는 마음의 여유를 주었습니다
내 삶을 바라보며 환호하고
기뻐할 수 있는 순간들은
고난을 이겨냈을 때 만들어졌습니다
삶의 진정한 기쁨을 알게 되었습니다
나는 참 행 복합니다
용혜원
목매인 사람처럼
그리움이 가득하게 고인 눈으로
오랜 날 동안
그대를 찾아다녔습니다
낡은 영화 필름처럼
끊어졌다 이어졌다 하는 그대를
오랜 세월동안
기다려야 했습니다
봄이면 지천으로 피어나는 꽃향기 속에
연인들이 사랑을 나눌 때
내 가슴은 그리움만 커져
떨어지는 꽃을 바라보며
애잔한 연민 속에 고독과 엉켜
홀로 탄식하며 외로워했습니다
그대가 나에게
눈부시게 다가오던 날
내 발걸음은 설렘으로 가벼웠습니다
내가 어디로가나 어디 있으나
그대는 항상
내 마음을 잡아당깁니다
그대를 만난 후로는
늘 부족을 느끼고 바닥을 드러내고
갈증에 메마르던 내 마음에
사랑의 샘이 흘러넘쳤습니다
우리는 서로 기댈 수 있고
마음껏 스며들 수 있습니다
나를 아낌없이 다 던져도 좋을 그대가 있기에
나는 참 행복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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