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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해인5

[어머니 시] 어머니의 기도/이해인 ♪ 어머니 시/어머니의 기도/이해인 ♬ 어머니 시 어머니의 기도 이해인 1 '밀알 하나가 땅에 떨어져 썩지 않으면 한 알 그대로 남아 있을 뿐 죽으면 열매를 많이 맺을 것이다' 어머니가 그리 좋아하시던 성가글 가만히 불러 봅니다 진정 어머니의 일생은 죽어서 열매를 맺는 한 알의 밀알이었습니다 우리는 그 죽음이 키워 낸 아름다운 열매입니다 2 어머니의 기도를 많이 받았던 대녀나 교우들이 어머니 떠나신 줄 모르고 근황을 물어 오면 저도 금방 목이 메고 그분들도 슬퍼하면 어쩔 줄을 모릅니다 믿음과 희망의 확신에 찬 어머니의 그 여린 듯 힘찬 기도 목소리 오늘따라 그립습니다 이웃이 제게 기도를 청할 적엔 어머니를 기억하며 용기를 냅니다. 3 문병 온 이들에겐 '이렇게 누워서 인사를 받아 어쩌지요?" 하며 미안해.. 2017. 10. 7.
[그리움의 시] 남겨 주신 선물/이해인 ♪ 그리움의 시/남겨 주신 선물 ♬ 그리움의 시 남겨 주신 선물 이해인 1 언제 어디서라도 누구에게나 아주 작은 것 하나라도 나누어 주길 좋아하신 엄마 엄마가 모아 두신 서럽 속 물건들을 다 정리하였는데 퇴원하신 후 그 선물꾸러미부터 찾으셨지요 그땐 정말 죄송했어요 병원에서 당신 방으로 다신 못 오실 줄 알고 미리미리 정리를 했거든요 그래도 나무라지 않으시고 빙긋 웃으시던 엄마 살아생전에도 떠나신 이후에도 진정한 선물로 남아 계신 우리 엄마 2 "내가 수십 년 읽던 성경인데 이걸 가져가. 정말 좋거든!" 검은 헝겊으로 덮개를 한 옛날 성경책 한 권을 조용히 읽다 보면 소리 내어 성경을 읽으시던 엄마의 목소리가 들립니다 묵상 내용을 혼잣말로 즐겨 하시던 엄마의 그 목소리가 곁에 있어 좋습니다. 3 엄마가 .. 2017. 9. 30.
[어머니 시] 그리움의 감기/이해인 ♬ 어머니 시/그리움의 감기 ♪ 그리움의 감기 이해인 엄마 떠나신 후 그리움의 감기 기운 목에 걸려 멈추질 않네 내 기침 소리 먼 나라에 닿아 엄마가 아주 잠시라도 다녀가시면 좋겠네 더 이상 중요한 것도 없고 더 이상 욕심이 없어진 세상 엄마와의 이별로 마음은 더 맑고 깨끗해졌는데 이토록 오래 쓸쓸할 줄이야 엄마라는 그리움의 뿌리가 이토록 길고 깊을 줄이야 ** 시를 읽고서 ** "살아계실 때 잘해!" 많이 듣는 이야기기다. 하지만 잘 해드리지 못함에 언제나 반성만 남는다. 훗날에 후회하지 않으려면 정신 바짝 차려야 겠다. 2017. 9. 29.
[좋은시] 꽃씨를 닮은 마침표처럼 ♪ 좋은시/꽃씨를 닮은 마침표처럼 ♬ 좋은시 꽃씨를 닮은 마침표처럼 이해인 내가 심은 꽃씨가 처음으로 꽃을 피우던 날의 그 고운 설렘으로 며칠을 앓고 난 후 창문을 열고 푸른 하늘을 바라볼 때의 그 눈부신 감동으로 비 온 뒤의 햇빛 속에 나무들이 들려주는 그 깨끗한 목소리로 별것 아닌 일로 마음이 꽁꽁 얼어붙었던 친구와 오랜만에 화해한 후의 그 티 없는 웃음으로 나는 항상 모든 사람을 사랑하고 싶다 못 견디게 힘든 때에도 다시 기뻐허고 다시 시작하여 끝내는 꽃씨를 닮은 마침표 찍힌 한 통의 아름다운 편지로 매일을 살고 싶다 2017. 6. 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