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정주2 [한국현대시] 자화상(自畵像) - 서정주 ♪ 한국현대시/자화상(自畵像)/서정주 ♬ 한국현대시 자화상(自畵像) 서정주 애비는 종이었다. 밤이 깊어도 오지 않았다. 파뿌리 같이 늙은 할머니와 대추꽃이 *한 주 서 있을 뿐이었다. 어매는 *달을 두고 풋살구가 꼭 하나만 먹고 싶다 하였으나····· 흙으로 바람벽 한 호롱불 밑에 손톱이 까만 에미의 아들 갑오년이라든가 바다에 나가서는 돌아오지 않는다 하는 외할아버지의 숱 많은 머리털과 그 크다란 눈이 나는 닮았다 한다. 스물 세 햇동안 나를 키운 건 팔할(八割)이 바람이다. 세상은 가도가도 부끄럽기만 하드라. 어떤 이는 내 눈에서 죄인을 읽고 가고 어떤 이는 내 입에서 천치(天痴)를 읽고 가나 나는 아무 것도 뉘우치진 않을란다. 찬란히 티워 오는 어느 아침에도 이마 위에 얹힌 시(詩)의 이슬에는 몇 방.. 2017. 12. 15. [좋은시] 동천 ♪ 좋은시/동천♬ 좋은시 동천 서정주 내 마음 속 우리 님의 고운 눈썹을 즈믄 밤의 꿈으로 맑게 씻어서 하늘에다 옮기어 심어 놨더니 동지 섣달 나르는 매서운 새가 그걸 알고 시늉하며 비끼어 가네 2017. 6. 1.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