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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시

위로가 되는 시

by 행복한 엔젤 2022. 7.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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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에 너무 지쳐서 위로가 필요할 때가 있다. 이때 어설픈 누군가의 위로보다는 위로가 되는 시 한 편이 도움 되는 경우도 많다. 김재진 님 시집 <삶이 자꾸 아프다고 말할 때>에서 위로가 될 만한 시를 모셔왔으니, 혹여라도 힘들 때 위로가 되었으면 좋겠다.

 

 

어린 아들이 아빠 등을 토닥이는 상황
위로가 되는 시

 

조금 더 위로가 필요할 때

 

한 마디 말에 상처받고
한마디 말에 문 닫아건다 해도
마음은 희망을 먹고 산다.
꽃 만진 자리에 향기가 남아 있듯
묻어 있는 아픈 흔적 지우기 위해
지금은 조금 더 위로가 필요할 때
카랑코에 떡잎이 햇빛을 먹고살듯
마음은 기쁨을 먹고 산다.
행복한 상태에선 더 보탤 것 없으니
지금은 조금 더 미소가 필요할 때
마음은 위로를 먹고 산다.

 

 

포옹

 

그대가 누군가를 안을 때 혹은
내가 그대를 안는 그 순간
세상에 혼자 선 서로를 잊어버리며 우리는
고독 속에 모든 것과 연결됨을 안다.
어머니가 하나뿐인 아기를 안듯
우리는 저마다의 상처를 안는다.
비탄의 회랑을 걷는 짧은 기도와
한숨 속을 퍼지는 진언 속에
우리의 한 생애가 누군가와 만나고
우리는 그 사람을 안으며 그의 생애를 안는다.
떨리는 그늘 속에 꽃들이 피고
부신 햇살 속에 나무가 자란다.
한 송이 들꽃보다 약하지만 우리는
어딘가에 연결됨으로써 세상을 안는다.

 

 

살아 있어서 감사

 

안 날 줄 알았는데 새순이 나네.
다 죽은 줄 알았는데 파랗게
산천을 물들이네.
아픈 세상살이 이와 같아서
바닥인 줄 알았는데 더 내려가네.
다 내려간 줄 알았는데 창이 뚫리네.
겨우 열린 창틈으로 먼 하늘 보며
때로는 존재한다는 것만으로도 감사,
살아 있어서 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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