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라져 버린 언어-쉘 실버스타인/세상을 떠나는 자의 시-틱낫한
사라져 버린 언어-쉘 실버스타인
세상을 떠나는 자의 시-틱낫한
사라져 버린 언어
쉘 실버스타인
전에 나는 꽃의 언어로 이야기했었고
애벌레들이 말하는 걸 이해할 수 있었다.
찌르레기의 중얼거림을 알아들을 수 있었고
파리에서 잠자리에 대해 물어 보기도 했었다.
전에 나는 귀뚜라미에게 대답을 해주었고
떨어지는 눈송이의 소리를 들었었다.
전에 나는 꽃의 언어로 이야기했었다.
그런데 그 모든 것이 어떻게 된 걸까.
나는 통 그것들을 말할 수 없으니.
세상을 떠나는 자의 시
틱낫한
내일 내가 떠날 것이라고 말하지 말라.
지금 이 순간에도 나는 여기에 도착하고 있으니까.
자세히 보라. 나는 매순간 도착하고 있다.
봄날 나뭇가지에 움트는 싹
새로 만든 둥지에서 노래 연습을 하는
아직 어린 날개를 가진 새
돌 속에 숨어 있는 보석
그것들이 바로 나 자신이다.
나는 지금도 이곳에 도착하고 있다.
웃기 위해
울기 위해
두려워하고 희망을 갖기 위해.
내 뛰는 심장 속에
모든 살아 있는 것들의 탄생과 죽음이 있다.
나는 강의 수면에서 알을 깨고 나오는 하루살이다.
나는 봄이 올 때 그 하루살이를 먹기 위해 때맞춰 날아오는 새이다.
나는 맑은 연못에서 헤엄치는 개구리이며,
또 그 개구리를 잡아먹기 위해 조용히 다가오는 풀뱀이다.
그러니 내일 내가 떠날 것이라고 말하지 말라.
지금 이 순간에도 나는 여기에 도착하고 있다.
그 모든 진정한 이름으로 나를 불러 달라.
내가 나의 웃음과 울음을 동시에 들을 수 있도록
내 기쁨과 슬픔이 하나임을 알 수 있도록.
진정한 이름으로 날르 불러 달라.
내가 잠에서 깨어날 수 있도록
내 가슴의 문이 열릴 수 있도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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