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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시

村놈/고향 - 천상병

by 행복한 엔젤 2018. 1.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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村놈/고향


 

村놈

고향

천상병

 

村놈

천상병

 

나는 의정부시 변두리에 살지만

서울과는 80미터 거리다

그러니 서울과 교통상으로는

별다름이 없지만

바로 근처에 논과 밭이 있으니

나는 촌놈인 것이다

서울에 살면

구백만 명 중의 한 사람이지만

나는 이제 그렇지가 않다.

촌놈은 참으로 행복하다

나는 노래불러야 한다

이 대견한 행복을

어찌 노래부르지 않으리요

하늘이여 하늘이여

나의 노래는 하늘의 것입니다.

 

 

고향

천상병

 

내 고향은 경남 鎭東(진동),

마산에서 사십 리 떨어진 곳

바닷가이며

산천이 수려하다.

 

國校一年(국교일년)때까지 살다가 떠난

고향도 고향이지만

원체 고향은 대체 어디인가?

태어나기 전의 고향 말이다.

 

사실은 사람마다 고향타령인데

나도 그렇고 다 그런데

태어나기 전의 고향타령이 아닌가?

나이 들수록 고향타령이다.

 

無로 돌아가자는 타령 아닌가?

경남 鎭東으로 가잔 말이 아니라

태어나기 전의 고향一無로의

고향타령이다. 初老의 切惑이다.

 

*初 : 처음 초

*老 : 노인 노

*切 : 끊을 절

*惑 : 미혹할 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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