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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망-정희성/나무가 그랬다-박노해/행복한 일-노원호
희망-정희성
나무가 그랬다-박노해
행복한 일-노원호
희망
정희성
그 별은 아무에게나 보이는 것은 아니다
그 별은 어둠 속에서 조용히
자기를 들여다볼 줄 아는 사람의 눈에나 모습을 드러낸다
나무가 그랬다
박노해
비바람 치는 나무 아래서
찢어진 생가지를 어루만지며
이 또한 지나갈 거야 울먹이자
나무가 그랬다
정직하게 맞아야 지나간다고
뿌리까지 흔들리며 지나간다고
시간은 그냥 흔들리지 않는다고
이렇게 무언가를 데려가고
다시 무언가를 데려온다고
좋은 때도 나쁜 때도
그냥 그렇게 지나가는 게 아니라고
뼛속까지 새기며 지나가는 거라고
비바람 치는 산길에서
나무가 그랬다
나무가 그랬다
행복한 일
노원호
누군가를
보듬고 있다는 것은 행복한 일이다.
나무의 뿌리를 감싸고 있는 흙이 그렇고
작은 풀잎을 위해 바람막이가 되어 준 나무가 그렇고
텃밭의 상추를 돌러싸고 있는 울타리가 그렇다.
남을 위해
내 마음을 조금 내어 준 나도
참으로 행복하다.
어머니는 늘
이런 행복이 제일이라고 하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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