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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시

[한국현대시 ] 바위 - 유치환

by 행복한 엔젤 2017. 12.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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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현대시/바위/유치환

 

 

한국현대시

바위

유치환

 

내 죽으면 한 개 바위가 되리라.

아예 애린에 물들지 않고

희로(喜怒)에 움직이지 않고

비와 바람에 깎이는 대로

억년(億年) 비정(非情)의 함묵(緘黙)

안으로 안으로만 채찍질하여

드디어 생명도 망각하고

흐르는 구름

머언 원뢰(遠雷)

꿈 꾸어도 노래하지 않고

두 쪽으로 깨뜨려져도

소리하지 않는 바위가 되리라.

 

 

**유치환(1908~1967)**

호는 청마(靑馬). 경남 충무에서 태어나고, 연희 전문을 중퇴하였다. 1931년 시단에 등장하여 이후 40년 가까운 기간에 14권에 달하는 시집과 수상록을 냈다. 그는 시를 정교하게 다듬는 데 별로 관심을 기울이지 않으면서 남성적 어조와 강인함을 특징으로 한 시들을 통해 허무, 신, 극기(극기)의 의지 등을 많이 노래하였다. 『청마 시초』(1936), 『생명의 서(서)』(1947), 『보병과 더불어』(1951), 『뜨거운 노래는 땅에 묻는다』(1960) 등 많은 시집이 있다. 교통 사고로 세상을 떠났다.

 

[출처=한국 현대시를 찾아서|푸른나무|김흥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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