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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시

[좋은시] 맷돌/문태준

by 행복한 엔젤 2017. 8.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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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좋은시/맷돌

 

좋은시

맷돌

문태준

 

 

 

 

맷돌

 -문태준-

 

마룻바닥에 큰 대자로 누운 농투사니 아재의 복숭아뼈 같다

동구에 앉아 주름으로 칭칭 몸을 둘러세운 늙은 팽나무 같다

죽은 돌들끼리 쌓아올린 서러운 돌탑 같다

가을 털갈이를 하는 우리집 새끼 밴 염소 같다

사랑을 잃은 이에게 녹두꽃 같은 눈물을 고이게 할 것 같다

고런 맷돌을, 더는 이 세상에서 아프지 않을 것 같은 내 외할머니가 돌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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