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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시

기침 소리/소리 - 도종환

by 행복한 엔젤 2018. 1.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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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침 소리/소리


 

 

기침 소리

소리

도종환

 

 

기침 소리

도종환

 

남태령 넘어온 바람이

국화꽃 모질게

흔드는 소리

 

봄부터 가을까지

올해도 님 그림자로 살았는데

 

님이 손짓 한 번이면

얼마든지 달려갈 수 있는데

 

뒷산 갈잎이

바람 앞에 준비하고 있듯

그렇게 살았는데

 

늦도록 불이 꺼지지 않는

수녀원 창 안엔

뒤척이는 기침 소리

 

가을이 아직도 안 갔는지

밭은기침 소리

 

 

소리

도종환

 

몸은 지쳐 쫓아가지 못하는데

마음만 말을 타고 구만리를 앞서가다

몸은 마음을 잃고

마음은 몸을 놓쳐

혼곤한 몸과 마음을 누이고

쓰러져 있을 때

당신도 이 소리를 듣게 될는지 모른다

오늘 당신이 쏟아붓는 이 소리를

덜컹거리는 가슴으로 듣게 될는지 모른다

실천할 수 있는 만큼만 소리쳐라

몸이 쫓아가는 만큼만 정직하게 소리쳐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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