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28x90
반응형
어떤 마을/들길
어떤 마을
들길
죽령마을
도종환
어떤 마을
도종환
사람들이 착하게 사는지 별들이 많이 떴다
개울물 맑게 흐르는 곳에 마을을 이루고
물바가지에 떠담던 접동새 소리 별 그림자
그 물로 쌀을 씻어 밥 짓는 냄새 나면
굴뚝 가까이 내려오던
밥티처럼 따스한 별들이 뜬 마을을 지난다
사람들이 순하게 사는지 별들이 참 많이 떴다
들길
도종환
들기 가다 아름다운 꽃 한 송이 만나거든
거기 그냥 두고 보다 오너라
숲속 지나다 어여쁜 새 한 마리 만나거든
나뭇잎 사이에 그냥 두고 오너라
네가 다 책임지지 못할
그들의 아름다운 운명 있나니
네가 끝까지 함께할 수 없는
굽이굽이 그들의 세상 따로 있나니
죽령마을
도종환
씨오쟁이 덩그런 뒷뜰에도 사람 없고
주인 내외 일 나간 들녘 끝엔 도래바람
씀바귀꽃 민들레꽃 앞마당엔 노랑병아리
꽃담길엔 다옥한 연분홍 복사꽃
봄이 와도 오는 이 없고 꽃 피어도 보는 이 없는
꽃물결만 아름다운 석 달 봄날에
마을로 가볼까 발을 벋는 소백산 자락
산으로 가볼까 울을 넘는 찔레 무더기
반응형
'좋은시' 카테고리의 다른 글
겨울파도/쉼표, 그 기다림 - 문정희 (0) | 2017.12.31 |
---|---|
오동꽃/새소리에 지는 꽃/갈잎 - 도종환 (0) | 2017.12.30 |
그해 봄/병 - 도종환 (0) | 2017.12.30 |
어떤 날/봄산 - 도종환 (0) | 2017.12.29 |
동안거/법고 소리 - 도종환 (0) | 2017.12.29 |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