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리움의 시/어릴 적의 추억 ♬
그리움의 시
어릴 적의 추억
이해인
1
내 어릴적
엄마가 사람을 넣어 만들어 준
고운 원피스 엉컾 가방 덧버선들은
다 어디로 갔을까
헝겊 위에 수놓아진
꽃 나비 새들은
다 어디로 갔을까
엄마는 또 어디로 떠나신 걸까
그리움 속에
다시 찾고 싶은
어릴 적의 물건들
어릴 적의 추억들
2
어린 시절
엄마가 만들어 주신
부침개를 맛있게 먹던 친구가
생전 연락도 안 하다가
엄마의 떠나심을 자기에게
알려 주질 않았다고
연락이 안 되면
새벽이나 밤에도 해주었어야 한다며
불같이 화를 내는데
그 친구가 더 예쁘게 정겹게 여겨집니다.
내일은 그 친구를 만나
가회동 골목길에서
우리가 엄마와 함께했던
추억을 실컷 이야기하렵니다.
3
제가 여섯 살 적
날마다 함께 놀던 동무를
꼭 한번 찾아보라 하시어
어렵게 찾은 후
어쩌다 한 번 엄마와도 통화가 되니
"오, 이게 누구야? 유명이구나
너무나 반갑네!
갑자기 부활한 사람을 만난 느낌이야
우리 한번 만나야지?" 하셨지요.
저와 놀던 기억은 희미해도
엄마만은 또렷이 기억한다던
그 친구는 국화를 한 아름 들고
엄마의 묘지에 와
절을 했지요.
생전에 만나 뵙지 못한 일이
매우 아쉽다고 말했습니다
지금은 수중 발레 코치가 된
청파동 어린 시절 그 동무와
지금도 종종
전화를 주고받으며
엄마 이야기를 하곤 합니다
반세시가 지났어도
어린 시절 동무끼리는
늘 반갑고 정겹고 애틋하네요
**시를 읽고서**
친구들과 해맑게 놀았던
어릴적 추억이 떠오릅니다.
그 언저리에는 항상
엄마라는 존재가 있었지요.
추억을 함께 할 수 있는
친구와 엄마가 계심에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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