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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로의 시2

[위로가 되는 시] 정말 그럴 때가/이어령 ♪ 위로가 되는 시/정말 그럴 때가 ♬ 위로가 되는 시 정말 그럴 때가 이어령 정말 그럴 때가 있을 겁니다. 어디 가나 벽이고 무인도이고 혼자라는 생각이 들 때가 있을 겁니다. 누가 "괜찮니"라고 말을 걸어도 금세 울음이 터질 것 같은 노엽고 외로운 때가 있을 겁니다. 내 신발 옆에 벗어놓았던 작은 신발들 내 편지봉투에 적은 수신인들의 이름 내 귀에다 대고 속삭이던 말소리들은 지금 모두 다 어디 있는가. 아니 정말 그런 것들이 있기라도 했었는가. 그런 때에는 연필 한 자루 잘 깍아 글을 씁니다. 사소한 것들에 대하여 어제보다 조금 더 자란 손톱에 대하여 문득 발견한 묵은 흉터에 대하여 떨어진 단추에 대하여 빗방울에 대하여 정말 그럴 때가 있을 겁니다. 어디 가나 벽이고 무인도이고 혼자라는 생각이 들 때가.. 2017. 9. 27.
[위로의 시] 상한 영혼을 위하여/고정희 ♪ 위로의 시/상한 영혼을 위하여 ♬ 위로의 시 상한 영혼을 위하여 고정희 상한 영혼을 위하여 고정희 상한 갈대라도 하늘 아래선 한 계절 넉넉히 흔들리거니 뿌리 깊으면야 밑둥 잘리어도 새 순은 돋거니 충분히 흔들리자 상한 영혼이여 충분히 흔들리며고통에게로 가자 뿌리 없이 흔들리는 부평초 잎이라도 물 고이면 꽃은 피거니 이 세상 어디서나 개울은 흐르고 이 세상 어디서나 등불은 켜지듯 가자 고통이여 살 맞대고 가자 외롭기로 작정하면 어딘들 못 가랴 가기로 작정하면 지는 해가 문제랴 고통과 설움의 땅 훨훨 지나서 뿌리 깊은 벌판에 서자 두 팔로 막아도 바람은 불듯 영원한 눈물이란 없느니라 영원한 비탄이란 없느니라 캄캄한 밤이라도 하늘 아래서 마주 잡은 손 하나 오고 있거니. 2017. 9. 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