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분홍 치마가 봄바람에1 80대 백발이지만, 마음만큼은 연분홍 치마가 봄바람에... 점심식사 후, 송송할매는 뭔가를 들고 거실로 나오십니다. 보라색 플라스틱 작은 볼과 검정색의 빗, 그리고 비닐장갑. 송송할매의 모습이 웬지 불안해 보여 얼릉 비닐장갑을 꼈습니다. 염색을 해드린다고 하니, 내심 좋아하시는 눈치십니다. 이게 뭐라고. 긴 비닐장갑으로 무장한 후, 서랍에서 바세린을 꺼내어 머리카락과 맞닿는 살부분을 발라드렸습니다. 그리고 차근차근 한올한올 염색약을 머리카락에 바르기 시작했습니다. 염색약 냄새가 콧끝을 살짝 자극했지만 나쁘지 않았습니다. 송송할매와 딸의 소소한 행복이고, 추억 만들기니깐. 보라색 볼에 담긴 염색약의 양을 보니, 웬지 적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하지만 결과는, 염색약이 남았습니다. 젊은시절, 송송할매의 풍성했던 머리숱은 어디로 온데간데 없고. 백발의 머리카.. 2020. 4. 29.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