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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시

[좋은시] 들국화/신두업

by 행복한 엔젤 2017. 9.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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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좋은시/들국화

 

 

좋은시

들국화

신두업

 

애초부터

들국화로 살고 싶지 않았습니다

오월의 장미로

우아하게 살고 싶었습니다

어느 바람 부는 날

척박한 들판 언저리

우연히 앉게 되었을 뿐입니다

한여름의 갈증

쓰디쓴 혈액은 세포를 돌고

어둠 속 폭우엔 풀숲에 쓰러져 울다가도

아침 햇살에 다시 일어섰습니다

알곡 거둬간 들녘에

오롯이 꽃을 피웠는데

스산한 바람에

쇠약한 들풀의 신음소리

그곳에 그윽한 향기를 나누어주는

가냘픈 들국화

이제는 참으로 사랑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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