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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침 소리/소리
기침 소리
소리
도종환
기침 소리
도종환
남태령 넘어온 바람이
국화꽃 모질게
흔드는 소리
봄부터 가을까지
올해도 님 그림자로 살았는데
님이 손짓 한 번이면
얼마든지 달려갈 수 있는데
뒷산 갈잎이
바람 앞에 준비하고 있듯
그렇게 살았는데
늦도록 불이 꺼지지 않는
수녀원 창 안엔
뒤척이는 기침 소리
가을이 아직도 안 갔는지
밭은기침 소리
소리
도종환
몸은 지쳐 쫓아가지 못하는데
마음만 말을 타고 구만리를 앞서가다
몸은 마음을 잃고
마음은 몸을 놓쳐
혼곤한 몸과 마음을 누이고
쓰러져 있을 때
당신도 이 소리를 듣게 될는지 모른다
오늘 당신이 쏟아붓는 이 소리를
덜컹거리는 가슴으로 듣게 될는지 모른다
실천할 수 있는 만큼만 소리쳐라
몸이 쫓아가는 만큼만 정직하게 소리쳐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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