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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월 초하루에는/위로 편지
정월 초하루에는
위로 편지
문정희
정월 초하루에는
문정희
정월 초하루 날
동그라미 그려 놓거라
그날엔 너와 마주 앉아
촛불 키게 될 것이니
그런데
그런데
몸이 아직 무겁잖아
얼굴엔 하품 자국
가시지 않고
옷도 기름 냄새 확 빠지지 않았어
아, 네 영혼
곱게 감싸던 모시적삼
다시 꺼낼 수 없을까
구겨졌다면
김이 푹푹 오르는 다리미로
정갈하게 손질해 입고 오렴
핏발선
먼지 낀 살점들 걷어내면
바닥에 두 귀대고
정웧 초하루 아침
네 발자국 기다릴게
위로 편지
문정희
들고 있는 것
텅 비워라
웅크리고 있는
가슴의 실핏줄
가장자리까지 걷어내고
정작 내 아픔 하나
못 달래면서
가슴 패인 그에게
입술 잘근 깨물어
혹한 눈물 씻으라는
위로 편지
밤새도록 컴퓨터에 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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