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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시

[좋은시] 지울 수 없는 얼굴 - 고정희

by 행복한 엔젤 2017. 12.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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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시/지울 수 없는 얼굴/고정희

 

 

좋은시

지울 수 없는 얼굴

고정희

 

 

냉정한 당신이라 썼다가 지우고

얼음같은 당신이라 썼다가 지우고

불같은 당신이라 썼다가 지우고

무심한 당신이라 썼다가 지우고

징그러운 당신이라 썼다가 지우고

아니야 부드러운 당신이라 썼다가 지우고

그윽한 당신이라 썼다가 지우고

따뜻한 당신이라 썼다가 지우고

내 영혼의 요람같은 당신이라 썼다가 지우고

샘솟는 기쁨같은 당신이라 썼다가 지우고

아니야 아니야

사랑하고 사랑하고 사랑하는 당신이라 썼다가

이 세상 지울 수 없는 얼굴이 있음을 알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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