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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시

[좋은시] 가을밤 - 도종환

by 행복한 엔젤 2017. 11. 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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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시/가을밤/도종환

 

 

좋은시

가을밤

도종환

 

 

 

그리움의 물레로 짓는

그대 생각의 실타래는

구만리 장천을 돌아와

이 밤도 머리맡에 쌓인다.

 

불을 끄고 누워도

꺼지지 않는

가을밤 등잔불 같은

그대 생각

 

해금을 켜듯 저미는 소리를 내며

오반죽 가슴을 긋고 가는

그대의 활 하나

멈추지 않는 그리움의 활 하나

 

잠 못 드는 가을밤

길고도 긴데

그리움 하나로 무너지는 가을밤

길고도 긴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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