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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길 십리/동백 피는 날/가을날
산길 십리
동백 피는 날
가을날
도종환
산길 십 리
도종환
눈 밟으며 혼자 넘는 산길 십 리
이 길로 이대로 깊어지고 싶어서
아래로 몸을 내리는 낙엽송 사이에서
돌아가기 싫어서 돌아가기 싫어서
풍경 소리 혼자 어는 산길 십 리
동백 피는 날
도종환
허공에 진눈깨비 치는 날에도
동백꽃 붉게 피어 아름답구나
눈비 오는 저 하늘에 길이 없어도
길을 내어 돌아오는 새들 있으리니
살아생전 뜻한 일 못다 이루고
그대 앞길 눈보라 가득하여도
동백 한 송이는 가슴에 품어 가시라
다시 올 꽃 한 송이 품어 가시라
가을날
도종환
딸아이 손을 잡고 성당에서 오는 길
가을바람 불어서 눈물납니다
담 밑에 채송화 오순도순 피었는데
함께 부른 노래 한 줄 눈물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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